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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

지옥의 치과 ..딸아이의 고문..시작된날..

by hoayeu 2025.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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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의 치과 방문이 그날 아침에는 그저 일상적인 일정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날이 우리 가족에게 오랫동안 회자될 '전설의 발치 사건'이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아침부터 딸아이는 유난히 밝았다. 발치라는 말에 조금 겁을 내는 듯했지만, 내가

 

"괜찮아. 치과 선생님이 금방 끝내줄 거야. 하나도 안 아파."

 

라고 안심시키자 곧 마음이 놓인 듯했다. 치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딸아이는 창밖을 보며 자신의 상상 속 이야기들을 내게 들려주었다. 한참을 웃고 떠들며 도착한 치과는 비교적 한산했고, 대기실에서는 아이들이 보는 만화 영화가 틀어져 있었다.

 

접수를 마치고 잠시 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마침 어떤 아이가 치과에서 나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엄마 품에 안겼고, 엄마는 "다 끝났어, 다 끝났어. 정말 잘 참았어!"라며 아이를 달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딸아이의 표정이 금세 굳어졌다.

 

"아빠... 나도 저렇게 아플까?"

 

나는 웃으며 말했다.

 

"아니야. 그건 아마 다른 치료였을 거야. 너는 금방 끝날 거야."

 

하지만 그 순간부터 딸아이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작은 손이 내 옷소매를 꼭 붙잡았다.

 

이름이 불리자 딸아이와 함께 진료실로 들어갔다. 친절한 치과 의사 선생님이 딸아이에게 밝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 무서운 거 하나도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누워볼까?"

 

딸아이는 잠시 망설였지만, 내 손을 잡고 용감하게 치과 의자에 올랐다. 그러나 의자가 자동으로 뒤로 젖혀지고 천장의 밝은 조명이 눈앞에 다가오자 상황이 급격히 달라졌다.

 

"아빠... 무서워! 나 집에 갈래!"

 

딸아이의 목소리에 진료실 안 분위기가 순식간에 긴장감으로 바뀌었다. 의사 선생님은 딸아이를 안심시키려 노력했지만, 이미 딸아이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나는 딸아이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아빠가 여기서 계속 손 잡고 있을게. 절대 안 놔. 알았지? 선생님이 천천히 해주실 거야."

 

선생님이 마취 주사를 준비하는 동안, 딸아이는 점점 더 불안해 보였다. 마취 주사를 보자마자 딸아이는 비명을 질렀다.

 

"아니야! 싫어! 아프단 말이야!"

 

의사 선생님은 당황하지 않고 부드럽게 설명했다.

 

"이건 그냥 마법의 약이야. 이 약을 쓰면 이빨이 잠깐 마비돼서 아픈 걸 느끼지 못해. 살짝 찔끔하는 느낌만 날 거야."

 

하지만 딸아이의 공포는 이미 최고조에 달했다. 몸을 뒤로 젖히며 주사기를 피하려고 했고, 나는 딸아이를 다독이며 진정시키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마침내 의사 선생님은 잠시 시간을 주겠다며 우리에게 시간을 주었다.

 

진료실 밖에서 나는 딸아이를 끌어안고 말했다.

 

"우리 딸, 정말 무서웠구나. 하지만 아빠가 계속 옆에 있을 테니까 조금만 더 용기를 내볼까? 마취만 하면 정말 안 아플 거야."

 

딸아이는 훌쩍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진료실로 들어가서 마취를 시도했고, 이번에는 조금의 눈물과 함께 성공적으로 마취를 마칠 수 있었다.

 

마취가 되자 의사 선생님은 신속하게 발치를 진행했다. 딸아이는 놀랍게도 발치가 진행되는 동안 가만히 있었다. 발치가 끝나고 의사 선생님이

 

"다 끝났어! 정말 잘 참았어!"

 

라고 말하자 딸아이는 안도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진짜 시련은 그 후였다. 마취가 풀리면서 점점 통증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딸아이는 다시 울기 시작했다. 나는 진통제를 받아들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한 딸아이는 침대에 눕더니 마치 세상의 끝이라도 온 것처럼 울기 시작했다.

 

"아빠... 너무 아파... 나 이빨 다시 붙여줘!"

 

나는 딸아이를 달래며 말했다.

 

"조금만 참아. 금방 나아질 거야. 진통제 먹고 나면 훨씬 좋아질 거야."

 

진통제를 먹이고 한참을 달랜 끝에 딸아이는 겨우 잠이 들었다. 그날 저녁, 나는 지친 몸을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치과 방문이 이렇게나 힘든 일이 될 줄은 몰랐다.

 

며칠이 지나고 딸아이의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자, 우리는 그날의 사건을 회상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딸아이는 이제 자신이 치과의 용사가 되었다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곤 했다.

 

"아빠, 나 다음에 또 치과 가도 괜찮아. 이제 안 무서울 것 같아!"

 

그 말을 들으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날은 우리 가족에게 고난과도 같았지만, 동시에 딸아이가 한 단계 성장한 날이기도 했다. 앞으로도 치과를 갈 일이 있을 때마다 이 전설 같은 발치 사건을 떠올리며 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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