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콕 집어 분석했다. 그 원인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가사노동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 시간), 2023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하버드대의 클라우디아 골딘(Claudia Goldin) 교수가 진행한 연구를 소개했다. ‘아기와 거시경제’라는 제목의 이 연구는 남성의 가사노동 참여도가 출산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남성이 가사노동을 더 하면 출산율이 오른다?
골딘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하더라도 가사노동 부담이 여성에게만 집중될 경우, 출산율은 급격히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남성이 가사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국가일수록 출산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 속에서 한국은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되었다. 현재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더욱이 한국 여성은 남성보다 하루 평균 3시간 더 많은 가사노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딘 교수는 이에 대해 “한국은 부부 평등 측면에서 과거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즉, 빠른 경제 발전과 여성의 사회 진출이 증가했지만, 여전히 ‘여성은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가치관이 강하게 남아 있다. 이로 인해 일과 가정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 남성들이 바뀌어야 한다?
골딘 교수는 “급격히 성장한 사회에서는 세대가 변화에 적응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며, “한국 남성들은 ‘다른 아빠들도 집안일을 더 많이 한다’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사회 전체가 성평등한 가사노동 분담을 실천해야만 출산율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차원의 보육 지원도 중요하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골딘 교수는 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스웨덴, 영국, 프랑스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정부 차원의 보육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양질의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면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을 덜 느끼고, 자연스럽게 출산율도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WP 역시 골딘 교수의 연구에 대해 “현대 사회의 출산율 문제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출산율 문제, 한국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
저출산 문제는 단순히 경제적 지원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여성들이 사회에서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가사노동과 육아가 여성만의 몫이 아니라는 사회적 인식 변화도 반드시 필요하다. 남성들의 적극적인 참여, 정부의 실질적인 보육 지원, 그리고 세대 간의 인식 전환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한국의 출산율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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