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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의 음모

by hoayeu 2025.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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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한국 전역에 기록적인 눈이 내렸다. 기상청의 예보와 달리 예상보다 훨씬 많은 적설량이 계속해서 쌓였다. 수도권에서부터 강원도 산간지역까지, 모든 도시가 하얗게 뒤덮이며 사람들은 불편함과 동시에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과거에 몇 차례 폭설이 내린 적은 있었지만, 이번 겨울의 눈은 그 양과 빈도가 유례없었다. 이 기이한 현상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의도적인 누군가의 계획일지 모른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1월 초, 서울에서는 하루 밤새 50cm가 넘는 폭설이 내렸다. 이는 기상 관측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눈이 내린 다음 날 아침, 출근길에 나선 사람들은 마치 세상이 멈춘 것처럼 느꼈다. 눈이 쌓인 도로는 마비 상태였고, 대중교통마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이건 그냥 폭설이 아니야. 뭔가 이상하다고!"

 

지하철역에서 발이 묶인 회사원 박진우가 말했다. 그의 말에 주변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시각,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기이한 제보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몇몇 지역에서 눈에 섞여 알 수 없는 검은 입자가 발견되었고, 일부 사람들은 눈에 닿은 피부가 가려움을 호소했다. 누군가는 이 현상이 단순한 기상이변이 아닌, 특정 세력이 개입한 '기후 조작'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아이디 'SnowHunter'라는 사용자가 흥미로운 글을 게시했다.

"여러분, 이 폭설이 단순히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최근 위성 사진을 분석해본 결과, 특정 지역에서만 인공적으로 형성된 눈구름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현상은 기상 무기를 통해 조작된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 글은 순식간에 화제가 되었다. 댓글에는 다양한 반응이 달렸다.

 

"기상 무기라니... 그게 가능한가요?"

 

"미국이나 러시아에서 이미 개발한 거 아니냐?"

 

"그렇다면 왜 하필 한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지?"

 

이후 사람들은 2020년대 초반에 유출된 'HAARP'(고주파 활성 오로라 연구 프로그램) 문서를 거론하며, 이번 폭설이 특정 국가나 단체가 한국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눈에 대한 의문을 품고 진실을 파헤치려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과거 기상청에서 근무했던 기상 전문가 한태수였다. 그는 기상 데이터 분석을 통해 비정상적인 기류 변동과 특정 시점에 갑작스럽게 형성된 눈구름의 패턴을 발견했다.

 

"이건 분명 자연 현상이 아닙니다.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기압을 조작한 흔적이 있어요."

 

한태수는 자신의 분석 결과를 유튜브 채널에 공개하며 대중에게 경고했다. 그의 영상은 빠르게 조회 수가 증가했고, 일부 언론사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영상을 공개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의문의 차량이 그의 집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폭설로 인해 경제 활동이 마비되고, 주요 도시에서는 전력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정부는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정작 기상청과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폭설에 대한 명확한 원인을 설명하지 못했다.

 

"이번 현상은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일 뿐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과도한 불안감을 갖지 마시고 정부의 지시에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가 발표한 공식 입장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의심은 점점 커져만 갔다. 특히 정부가 발표한 데이터와 독립적인 연구자들이 확보한 데이터 간에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람들은 정부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고 믿게 되었다.


 

진실에 다가서려는 또 다른 주체가 있었다. 그들은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기상이변을 조사하는 비밀 조직 '에테르 연합'이었다. 이 조직의 한국 지부장 이나영은 이번 폭설이 단순한 기상이변이 아니라 특정 단체가 '기후 통제' 기술을 실험하고 있는 증거라고 확신했다.

 

"우리는 수년 전부터 기상 무기가 사용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그 기술이 본격적으로 시험된 첫 사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나영은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확보한 자료들을 공개하며,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 다국적 기업과 군산복합체가 연관되어 있을 수 있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제기했다.


 

폭설은 2월이 되어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각종 소문과 음모론이 난무하는 가운데, 한태수와 이나영은 협력하여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했다. 그들은 비밀리에 주요 기상 관측소에 잠입하여 결정적인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 데이터에는 특정 위성에서 발산된 고주파가 눈구름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기록이 남아 있었다.

 

"이제 모든 퍼즐이 맞춰졌어... 우리가 찾아낸 증거로 이 음모를 폭로해야 해."

 

하지만 그들이 언론에 자료를 제공하려는 순간, 정체불명의 세력이 그들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긴박한 추격전 끝에, 한태수와 이나영은 극적으로 방송국에 도착해 진실을 알렸다. 이로 인해 국제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고, 각국 정부는 기후 무기 사용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몇 달 후, 폭설은 거짓말처럼 멈췄고 한국은 점차 평온을 되찾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자연재해로 보이는 현상 뒤에 숨겨진 인간의 개입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용기 있는 행동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한태수와 이나영은 여전히 국제 사회의 감시를 받고 있었지만, 그들은 후회하지 않았다. 그들의 행동이 전 세계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우린 앞으로도 진실을 밝힐 거야. 어떤 위협이 닥쳐와도 말이야."

 

눈은 사라졌지만, 그들이 남긴 발자국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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